마을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던 빈제단
주민들이 삼보산(三寶山) 정기 받아 사는 곳 죽리2리는 몇 해 전에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 이었던 고목이 밑둥이 썩어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 했다. 사람이건 나무n건 제 명을 다하면 가기 마련이다. 그러나 수백년 동안 마을을 지켜온 고목이 없어진 것은 마을사람들에게는 단순히 아쉬움의 대상이 아니다. 원평리 사람들은 해마다 마을과 마을사람들의 안녕과 장수와 풍년을 소원하며 제를 올렸는데 그 제당이 바로 이 고목이었던 것이다.
원평리에 사는 노인이 하시는 말씀이다.
“저 나무 밑둥이 썩어서 어느날 갑자기 부러져 나갔어.”
“그렇게 된지 한 서너 해 되었지? 아마”
“마을사람들이 일년에 한번씩 제를 지내며 대동소지(大洞燒紙)도 하고는 했는데”
“나무가 없어 졌는데 제 지낼 곳도 없고, 이듬해는 제를 지내지 않았어.”
“그랬더니 마을에 안좋은 일만 계속 이어지는겨.”
“그래서 다시 저 밑둥만 남은 나무에 제를 다시 지내기 시작했거든”
“그 후부터는 마을이 다시 편안해 졌어.”
“저 나무는 죽었어도 영험한겨 암~”
미물들이 노하면 재난이 온다고 믿는 원평리 사람들. 마을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고 마을 사람들의 무병장수(無病長壽)를 빌기 위해 제를 올리는 의식은 비록 나무가 없는 빈 제단이지만 나무가 살아있을 때보다 더욱 정성을 다해 고사를 지내고 있다 한다.